For God's Sake de la mode


 최근 인터넷 오픈 마켓을 중심으로 '소맥잔'이라는 술잔이 날개돋친 듯 팔려나간다고 한다. 호기심이 생겨 들어가 보니 과연 주문이 밀려 예약발송을 할 정도로 잘 팔리고 있었다. 이 외에도 대형 할인점에서 프로모션 상품으로 출시된 수입 맥주의 경우 대개 한 팩당 하나의 전용 잔을 곁들여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잔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술을 마시는 일은 과거 굳이 집에서 준비하기보다는 가게를 찾는 일이 잦다. 하지만 주변을 보면 예전과 달리 굳이 밖에서 거하게 마시는 경우보다 집에서 간단하게 반주를 즐기는 일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비단 내 주변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 일인가정 혹은 핵가족의 증대와 음주문화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특히 술잔의 경우, 문화의 변화가 이끄는 수요 증대에 뒤처지는 느낌을 준다. 생활용품 부문에서 디자인 소품의 수요 증대가 보여주듯 이미 대량생산을 통해 유통되는 획일화된 제품은 더이상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충분히 개성 있는 제품이 나올 법하지만, 실제로 술잔을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 혹은 오프라인 생활용품점을 뒤져 보면 아직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술집에서 내는 잔도 마찬가지인데, 가게의 분위기에 맞춰 적극적으로 개성을 추구하려는 경향은 엿보이나 아직 그 선택지가 다양하지 못한 까닭인지 대개 비슷비슷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새로우나 새롭지 못한 역설적 상황에 안타까움마저 느끼게 된다.
 
 사진의 술잔 <For Christ's Sake>는 가벼운 언어 유희를 모티프로 형상화한 정종병과 잔 세트로, 비잔틴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 양식을 연상시키는 예수의 도안을 담은 제품이다. 실제 판매되는 제품인지는 알 수 없으나, 어찌 됐건 재치 있는 아이디어 상품임은 분명하다. 비단 이런 언어유희가 아니더라도 생활용품의 추세에 걸맞은 디자인 소품이 적극적으로 출시되어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