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버스 daily

  무더운 여름날 정오 탁한 공기 속에서 십 분 만에 터미널 앞 식당에서 급하게 밥을 먹고 하회마을로 가는 버스를 탔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마침 그날이 하회마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처음 맞는 주말인지라 방문객이 평소의 갑절이었다고 한다. 시내와 하회마을 입구 사이를 오가는 버스와 달리, 하회마을 주차장부터 입구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따로 있어, 오 분 간격으로 오며 가며 빽빽이 들어찬 사람을 토해내고, 또 새로운 사람을 가득 삼키고 떠났다. 하회마을 관광보다 강 건너편 부용대를 오르느라 체력을 소모하는 바람에 기진맥진하기 직전인 상태로 버스 시간에 맞춰 서둘러 마을 입구로 나온 참이었다. 정오가 훨씬 지난 시각의 태양 아래서 갈증이 나 식수대를 찾으니 뜨뜻미지근한 물이 흘러나온다. 정말이지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상태로 그늘도 없는 정류장에 서서 시내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셔틀버스가 눈에 들어와 가까스로 사진을 찍었다. 건조한 흙먼지가 뜨거운 공기 사이로 날리고, 관광객들은 셔틀버스 기사와 요금을 가지고 실랑이하기 일쑤였으며, 버스가 뿜어대는 뜨겁고 시꺼먼 매연으로 주변이 가득 차 있었다. 지금도 이때를 떠올리면 입술이 바싹 마르고 피부가 벗겨져 나갈 것만 같다. 정말 지옥 같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