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초를 샀다. daily

 연초에 이사해서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조금 휑한 편이다. 그나마 가지고 있던 살림들을 하나씩 팔아버렸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다시 채우겠거니 생각했는데, 고민하다 보니, 바쁘다 보니 그대로 반 년 이상의 시간이 흘러버렸고, 이제 나의 공간은 그렇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비어, 나 역시 그 공간에 익숙해졌다. 늦여름부터는 그렇게 빈 공간을 단장하는 일에 빠져 있었는데, 삶이 바빠짐에 따라 요즘은 그냥 그대로이다.

 오늘 양초를 하나 샀다. 어떤 것을 살지 열흘 정도 고민한것 같다. 괜찮아 보이는 물건을 전부 살까, 생각도 했지만, 그보다는 꼭 마음에 드는 하나를 고르는 편이 좋을것 같아 며칠간 퇴근 후에 쇼핑몰만 뒤진 지난 며칠. 결국 고른 물건은 초기에 눈에 들어왔던 물건이었다. 배송에는 며칠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나는 그 초를 써서, 겉보기엔 텅 빈 내 공간을 잠시간 채우려 한다. 배송이 끝날 때까지, 초가 불을 밝힌 내 공간을 상상하며, 그 안에 어떤 마음을 담을지를 고민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