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남오빠에게] de la mode

 얼마 전 서점에서, 표제작이 든 단편집을 읽었다. 꽤 화제가 되었다는 기억이 있어, 조금은 기대를 했다. 그러나 요즘은 뭘 기대하면 안되는 세상이다. 나는 이런 방식의 평면적 인물들이 등장하는, 물론 이 글의 등장 인물들이 과연, 스스로 생각하는 인간이 맞냐는 의문이 있지만, 생각없이 쓴 작품들을 보면, '수위 팬픽' 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이 작품은 시각적 폭력이며, 인간의 정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해악이다. 나는 더이상 이런 개 좆같은 소설이 그만 좀 나왔으면 한다. 매번 이런 경험이 너무나도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자기연민으로 가득한, 망상을 읽느라 내 시간을 허비하는 일 말이다. 이 소설을 읽은 경험이 내게 마냥 부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그것은 이처럼 조잡한 구조로 쓰여진, 단상에 가까운 발상으로도 매문이 가능하다면, 당장에라도 내 졸고 역시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 억만장자가 될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하며, 잠시 즐거운 망상에 빠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