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꿈], 국립극단, 문삼화 연출,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어. de la mode

 연말에 셰익스피어를 보면, 좋을 거야. 같은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연극을 봤다. 국립 극단의 작품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중간부터 잤고, 공연이 끝난 후부터 계속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다. 내가 불만족한 이유는, 간략하게 아래와 같다.

 다원주의, 1인 미디어의 범람, 모든 주체의 전문가화. 최근 회자되는 이런 류의 키워드들이 설명하는 현상이, 이 극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듯 하다. 나는 셰익스피어의 재능을 우러르고, 그의 작품이 가진 권위를 인정한다. 그러나, 오늘 봤단 공연은, 마치 '내 해석도 셰익스피어의 해석만큼 가치가 있어'라고 말하는듯 했다. 그들은 이 고전을, 상당히 전형적인 방식으로 편집했고, 나는 그 해석에 동의할 수 없고, 동시에 셰익스피어 희곡이 가진 특유의 운율과 내러티브를 그대로 차용한 부분은, 그래서 대사가 무척이나 지루하고 뜬구름잡는 것처럼 들렸던 것, 그것은, 설마 그럴 리가 없겠지만, 그들이 셰익스피어에 관해 잘 모르거나, 혹은 그 회곡이 가진 권위를 무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도저도 아닌 그 공연은, 지금, 여기에서 공연됨으로써 무엇을 말하고자 했던 것일까? 무엇보다도 권위주의에 반대한다고, 평소 말하고 다니는 나는, 근본 없는 권위주의에 대항하고싶은 것이지, 유의미한 권위, 사람들이 쌓은 식견과, 그들이 가진 재능, 그들의 생각이 모두 무의미하다는 입장은 아니었다. 근본 없는 자부심으로 가득한 상황을 관조하는 슬픔. 슬픈 하루였다. 이제 국립극단도, 대학로 엉터리 연극들처럼 주의해서 봐야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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