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빛 하늘 daily


 퇴근길에는 항상 한강을 본다. 한동안, 집에갈 때면 하늘이 푸른 색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부쩍 짧아진 낮시간, 하늘 너머로 노을이 가득하다. 그 색이 마치 홍차를 우린것 같다. 지난번에 면세점에서 차를 한 상자 샀다. 지난번, 선물받은 차를 아직 다 마시지 못했기 때문에, 집에는 두 상자의 티백이 있다. 이것들을 이번 겨울을 나면서 하나씩 마시게 될 것이다. 겨울은 길기 때문에, 아껴먹자는 마음에, 새 상자를 열어, 첫 하나를 마시고 보관해 두었는데, 퇴근길에 본 하늘 빛이 무척이나 인상깊어, 집에 돌아오자 마자 차를 우렸다. 코끼리 무늬로 장식된 컵에 하나, 그리고 큰 물컵에 하나. 싱가포르 식으로 블렌딩했다는 그 차는, 향이 무척이나 강했다. 첫 잔을 마시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며칠이 지나, 나는 큰 컵에 재탕해둔 차가 그만 상해버린걸 발견했다. 그건, 그대로 떠내려보냈다. 사람의 일은, 항상 처음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마련이다. 그럴 때면, 미련 없이 그것을 떠나보내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