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daily


1. 추석 때, 집에서 과일을 골라 왔다. 사과, 참외, 배, 멜론, 복숭아를 받았다. 명절 기간 중, 특히 선물로 받은 것들이라 그런지 전부 상품이었다. 지난번에 과일 두 박스와 바나나 한 송이를 받아왔을 때, 특히 바나나는, 안타깝게도 거의 다 썩어서 버려야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한두 개씩만 가져왔다. 이번엔 버리지 않을 생각이다.

2. 지난 주말, 병원에 가서 약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점심을 먹고, 시장을 지나 귀가하다가, 가을 자두 추희라는 말을 보고 홀린 듯이 샀다. 알이 크고 신선해 보였다. 겉보기에 신맛이 강할 것 같아, 단맛의 과일을 잔뜩 가지고 있던 내게 꼭 맞춤이었다. 사는 김에 포도도 한 바구니 샀다. 비로소 과일 부자가 되었다.

3. 나는 과일을 좋아한다. 가끔 얘기하는 건데, 기왕 살이 찔 거면 과일만 먹고 찌고 싶다. 일요일 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멜론을 손질했다. 한 주간 방치했기 때문에 꼭지에는 초파리가, 속에도 이미 물러버린 부분이 있었다. 껍질을 작게 잘라 버렸음에도, 그거 하나만으로 쓰레기봉투 하나가 가득 찼다. 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었다.

4.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음식물을 받거나, 때가 어떻게 그렇게 맞아, 냉장고는 새 음식으로 가득하다. 사실 냉장고가 텅텅 비어있을 때가 마음이 편하다. 신선 식품을 관리하는 일은, 집에서 뭘 잘 먹지 않는 데다가 집밖에서도 뭘 잘 안 먹는 내게 점점 어려운 일이 되어 간다. 하지만, 대부분이 과일이라는 점에서 약간은 안도가 된다. 퇴근하면 과일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좋은 일이다.

5. 어제는 저녁으로 멜론, 포도, 자두를 먹겠다고, 먹을 만큼을 손질하고, 접시에 담았다. 주말에 남은 음식들도 있어서 그걸 먼저 먹다 보니, 과일이 도무지 들어가지 않았다. 저녁부터 컨디션이 떨어져, 꼼짝도 하기 싫었지만, 세탁기를 돌려놓았고, 또, 잘라 놓은 과일과 그 껍질들에 모일 초파리를 생각하니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과일은 고스란히 냉장고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