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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 한 번 겪은 일이지만, 이번에도 병원 예약을 안 했다. 당일 돼서야 여기저기 전화를 돌렸는데, 그것도 거의 정오가 다된 시점이었다. 내가, 마치 약물 의존증 환자가 된 것 같다. 잡히는 대로 전화해서, 저, 처방전이 필요한데, 복용 중인 약 처방 가능한가요. 지금 갈 건데. 역시나 모든 병원은 예약이 찼다고 한다. 당일 예약이 어렵다는 곳도 있었다. 세상은 여전히 환자로 가득한 듯 하다. 다행히, 한 병원에서, 오후 늦게 오면 진료를 봐준다고 했다. 신사동에 가서 일정을 마치고, 병원에 갔다. 대기 시간은 길었다. 새 병원의 진료실 한쪽에는,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구성으로, 벽면 전체가 책으로 가득했다. 나와는 겹치는 구석이 없는, 나름의 장서. 진료를 받으면서도 그걸 힐끔힐끔 봤다. 진료는, 어렵지 않게 끝났고, 나는 아흐레 분의 약을 더 탔다. 초진에는 약을 많이 줄 수가 없단다. 다음 주에는 한 달 치를 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