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향기에 토할것 같다. daily



 간밤에는, 꿈을 꿨다. 어제는 늦게까지 뒤척이다가 잠들었다. 꿈의 내용은, 어디 남루한 시장을 다니며 심부름을 하는 것. 구매 목록을 손에 쥐고, 골목을 헤집고 다녔다. 그 목록에는, 옛날 숟가락, 연필, 받짇고리 같은 잡화의 이름이 몇 적혀 있었다. 나는 그것이, 오랜 과거에 한국을 떠났지만, 썩 운이 없어, 그곳에서 떵떵거리며 살지도, 적어도 고국으로 돌아오지도 못한,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궁핍한 어떤 사람이, 과거의 삶을 추억하며 작성한 목록이라고 생각했다.

 연필 한 다스, 아니, 반 다스도 살 수 있어요? 라고 말하던 순간, 주체하기 힘든 눈물이 흘렀다. 그제야 나는, 그게 꿈인 줄 알았다. 숨이 막혔다. 감정이 벅차올랐다. 그 순간, 무서웠다. 공포는 소리 없이 찾아온다고 했다. 나는 단말마를 지르며 꿈에서 도망했다. 물에 빠진 듯한 감각. 과연 온몸이 식은땀으로 가득하고, 뺨을 타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과호흡. 아마도 내 증상은, 그런 식으로 이름 붙일 수 있으리라. 그러나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마주하고, 내 증세를 설명해야 한다면, 나는 막막하다. 신경과민? 생각이 너무 많아 몸이 말을 듣지 않아요? 병든 정신에 아픈 육체가 깃들었어요? 지난번, 잠들기 전 먹은 초콜릿을, 새벽녘에 토해내다가, 목이 막히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부지불식간에, 울다가 수면 무호흡이라. 나는 잠에서 깬 후,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일어나 앉았다가, 조금 정신을 차린 다음, 성호를 긋고, 그의 안녕과 행복을 빌었다. 그것은, 꼭 어제처럼, 그리고 내일처럼.

 이틀 전, 그러니까 7월 2일 화요일 저녁, 나는 무덤덤하게 그를, 아니 그의 흔적을 관조하다가, 닫아버렸다. 팔자 좋네 참. 그렇다고 내 팔자가 달리 사납다고 하기도 어려운, 미지근한 여름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