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19:14 daily



 습기를 가득 머금어 늘어지는 하루를 등지고, 회사에서 나왔다. 개찰구는 붐볐다. 지갑을 꺼내려고 가방에 손을 넣는데, 갑자기 충격이 왔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이 안 섰다. 개찰구를 지나는 동안, 생각했다. 머릿속에 뭘 집어 넣어야 해. 무슨 방법을 해서든 쑤셔 넣어야 해. 그런 생각이 가득 찼다. 개찰구 지나 벽에 붙어 서서, 아침에 읽다가 둔, 톨스토이 글을 읽었다. 알료샤. 이게 뭐야. 그동안 온 몇 개의 메시지에 답장을 하고 지하철을 탔다. 구역질이 난다. 얼른 집에 가면 나아질까. 나는 반대로, 집에 안 가는 방법을 택했다. 아스피린이 필요한 걸까. 턱 관절이 바스라질 듯 녹아버릴 것만 같다. 누가 날 봤다면, 그사이 십 년은 늙어버렸다고 말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