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일기], 이서희, 아토포스, 2017 de la mode



 지난 겨울, 추천받은 책이다. 서점에 나가는 일이 드물어, 몇 개월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몇 페이지 읽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초봄에 비로소 이 책을 샀다. 그 후, 또 몇 개월간, 책장에 뒀다가, 인제야 읽기 시작한 책이다.

 이 책은, 대체로 두세 페이지 분량으로 이루어진 에세이 모음집이다. '이혼일기'라고 해서, 사랑으로 시작하여 이혼으로 끝나는, 지극히 사적인 서사를 예상했는데, 그보다는, 결혼과 이혼으로 갈음한, 인간관계에 관한 저자의 생각과 경험을 모았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어렵지 않은 단어와 문장으로 쓰여 있지만, 행간이 복잡한 탓에 진도가 빠르지는 않았다. 또한, 책에 담긴 저자의 생각, 문체, 그리고 주장에는 강하게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한다. 왜냐하면, 나는 드문 보이는, 재치나 용어를 정말 재밌게 쫓았지만, 그건 순전히 나의 개인적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처음 십수 페이지에서 묘사되는, 구애와 수락의 과정과 결과는, 내게는 놀랍게도 황홀한 인상을 주었지만, 그 감상이 보편적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그래서 혹시 이 책을 읽어볼 사람은, 미리 몇 꼭지, 읽어보고 판단했으면 좋겠다.

 아래는, 그런 의미에서, 책의 뒤표지에 적힌 문장의 인용이다.

 이 책은 사랑과 이별에 관한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에게 향하는 내밀하고도 불온한 연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