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있었던 일 daily



 제목에 오늘 일. 이라고 썼지만, 어제 시작된 얘기다. 전화를 많이 받았다. 장소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현장에서 매체 운영 회의도 마치고 나니, 타이밍 좋게 준비가 다 되었단다. 나가는 길에 또 전화가 온다.

 무심결에 받아 여보세요, 하니, 대리님, 한다. 메일을 했는데 답장이 없다며. 요청분에 관해 이것저것 물어본다. 나는 있는 그대로 대답하고 끊었다. 내일, 그러니까 오늘 오전에 다시 통화하잔다. 꼭 통화해야 하나. 이제 나갈 사람인데. 작업 결과물을 오전까지 보내 주겠단다. 그럼, 이 일도 끝이네. 함께 시작한 일인 만큼 마무리도 함께 짓고 싶었다. 덕분에 쉽게 마쳤다, 생각했다. 그 회사랑은 거래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이 말을 뱉으며, 묘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이후 15시간 동안 이어진 격무에 시달렸다.

 의외로, 촬영은 계획된 일정에 맞춰 끝났다. 덕분에 핑계도 못 대고 정시 출근한 내가, 메일함을 열어 보니, 약속대로, 파일이 알밤처럼 소복하게 든 메일이 하나. 하나씩 뜯어 보니, 뭔가 실수가 있다. 평소의 그다. 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 이제 지적해서 뭐 해. 사실 여태껏 지적한 일은 한 번도 없다. 그러고 보니, 아침에 통화하니 마니 얘기가 생각난다. 이제 와, 해서 뭐 해. 하지만 혹 내가 모르는 비밀 얘기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전화를 걸어 봤다. 통화 중. 회신을 요청했고, 전화는 종일 오지 않았다. 그러려니.

 우리 사이에, 일 얘기란, 기실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핑계였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