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아냐고 물었던 그날 밤 dearest


 한때, 테헤란로를 따라 이어진 빌딩 숲이 모두 분홍빛으로 보이던 때가 있었다.

 사랑을 흔히, 불꽃에 비유하곤 한다. 그 의미는, 가까이 두면 느껴지는 온기를 떠올릴 때나, 삶에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해 보면 참이지만, 언제나 적당한 거리를 두지 않으면 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옳다. 누구나 사랑할 수 있지만, 사랑을 잘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하다.

 나는 굴뚝 청소부다. 불 꺼진 잿더미, 타고 남은 무언가를 치우는 일을 한다. 어느새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으로, 기계적인 몸놀림으로 능숙하게, 해야 할 일을 한다. 마음속으로 sweep, sweep, 외치는 소리가 멈추지 않아, 사랑을 시작할 때처럼 두근거림이 끊이지 않는다.

 내 사랑은 넓고 깊어, 언제나 그 마음을 온전히 나눌 사람을 찾아왔다. 그 믿음에 관해, 약간의 확신과 조금의 의심을 가지고, 나는 내 사랑이 감각 세계 너머의 어떤 숭고한 지점에 다다르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사람들은 참 야속하게도 쉽게 잊어버리고, 또 가볍게 떠나간다. 이제야 나는 그들이 밉지 않다.

 생텍쥐페리가 말하길, 실연의 고통은 사랑이 아닌 소유욕에서 온다고 한다. 소유욕을 버린다는 것, 혹은 그 둘 사이를 구분하는 일은 어떻게 하는 걸까. 혹은 그런 경계에 다다른다면 내 무거운 고민이 사라지는 걸까. 그 경지에서는 어떤 풍경이 보이는 걸까.

 내 세계는 어제부터 잿빛이다. 그러나 언젠가 약속된 시간에 다다르면, 마법처럼 새로운 사랑이 찾아올 거라는 것을, 나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 대상이 여전히 그일지, 혹은 다른 사람일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래서 아직 사랑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