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eonia lactiflora daily



 어젯밤에는 늦게, 산책을 했다. 지난 5월에 장미가 피었던 자리에 갔더니, 장미는 이미 바닥에 흩어진 지 오래, 본래의 빛을 잃었다. 재미있는 일이다. 공원을 따라, 낮이면 인부들이 조경 작업을 한다. 가끔 거니는 산책로를 따라, 뭐가 바뀐 지 찾아보는 일도 꽤 흥미로운 일이다. 오늘 내가 찾은 것은 작약이었다.

 이런 길가에 작약이. 내가 아는 한, 이상한 광경이었다. 장미 대신 작약. 신기해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과연 겹겹이 속을 감싼 꽃잎이다. 이 꽃은 항상 이렇게 속을 감추고 있어, 바로 그 때문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감춘 것은 뭘까. 나는 모조리 알고 싶다. 그 속이, 내 속인 것만 같아, 나는 그걸 송두리째 파헤치더라도 그 안을 들여다보고 싶다. 이내 나는 마음을 감췄다. 세상에는 모르고 지내는 것이 나은 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