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구두 daily

 대학 졸업식 참석을 위해 구매한 구두다. 아주 좋은 물건은 아니었지만, 직장 생활을 몇 년간 하면서 새 구두가 여럿 생겼지만, 그래도 언제나 나와 함께 해준 물건이다. 몇 번인가 굽을 갈고, 끈도 교체하고, 낡은 부분을 수리하면서 내 몸에 꼭 맞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몇 번뿐이었다. 구두는 정성을 들여 관리해 줘야 한다는데, 그 방법을 잘 몰랐기 때문이었는지 조금씩 낡아 갔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 구두를 신은 내 모습이, 외모에는 하나도 신경 쓰지 않는, 게으른 본모습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그 구두는 몇 개월을 그대로 신발장 안에 방치되었다. 그걸 오늘 가져다 버렸다. 버렸다고 내가 새사람이 되어 마냥 세련된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하나도 달라진 점이 없지만, 단 하나 달라진 것은 그저, 그 물건이 이제는,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점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