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 벽결이형 CD 플레이어 사용기 物品

[ 무인양품 4548076475699, 벽걸이형 CD 플레이어 ]

 내가 취업해서 돈을 벌게 되면 꼭 사고 싶은 물건이 여럿 있었다. 무인양품의 벽걸이 CD 플레이어는, 항상 음향 기기를 향한 갈증을 품고 살아온 내가, 하라 켄야의 저서를 몇 권 읽고 난 후, 그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취업이 늦어짐에 따라, 그 계획은 자꾸만 연기되었다.

 취업 이후 처음 인도를 탈출한 것은, 2014년 여름 싱가포르로 여행을 갔을 때였다. 사흘의 짧은 시간, 주말을 포함한 가족 여행이었다. 나는 비보시티에서 무인양품 매장을 발견하여, 거기서 이 물건을 샀다. 2014년은,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아무도 CD를 듣지 않는 시대였다. 그리고 그래서인지, 그것은, 3년간 사용되지 않았다.

 내가 서울로 이사를 온 2017년 연말, 나는 드디어 이 물건을 사용하기로 다짐했다. 생각보다 깔끔한 모양새로, 벽에 잘 붙었다. 나는 새삼스럽게 이 물건을 갖게 된 일에 기뻐, 우선 집에 있던, 12년 전에 구입한, 스윙 걸즈 OST의 포장을 벗겨, 플레이어에 걸었다.

 이 씨디 플레이어로 말할 것 같으면, 나는 무척 좋아하는 물건이 되었다. 이후 나는 이따금 마음에 드는 CD를 구매하게 되었다. 그리고, 줄을 당기면 앨범 전체가, 처음부터 플레이되는, 편하다고 해야 할지 불편하다고 해야 할지 판단이 안 서는 기능 덕에, 늦은 주말 침대를 뒹굴 때, 그럴 때 아주 가끔 사용되었다. 기능에 관해 좀 더 말하자면, 이 기기를 통해 음악을 재생하는 일은, 무척이나 고풍스럽다. 최근 로파이 사운드가 유행하면서, 임의로 잡음을 넣은 음원이 유통되는데, 이 기기는 가끔 씨디를 씹거나, 굉장한 잡음을 낸다. 이것이 로파이 음원과 차별화되는 점은, 인공적으로 삽입된 로파이 사운드가 아닌, 진짜 성능이 낮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게 좋은 일인지, 혹은 나쁜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구입한 이 기기를 통해 듣는 음악이 좋고, 그 기계의 만듦새가 좋고, 마지막으로 이 기계가 들려주는 음악을 듣는 시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