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본 것들 daily


 아침 여섯 시에 눈을 떴을 때, 어제가, 지난 열흘이, 그냥 지난 시간 모두가 꿈결 같았다. 보통 그런 상태를 잠이 덜 깬 상태라고 한다. 어제는 열 시에 집에 들어와 열한 시에 잤다. 집안이 어지러운 게 무슨 자취방 같다. 정리할까. 퇴근하고 나서 할까.

 어젯밤 꿈은 어쩐지 달콤한 기분의 이야기였다. 꿈이 다 그렇듯 일어나니 온데간데없다. 어디론가 흘러가 버렸다. 내게는 요즘 며칠이 그런 식이었다. 어제 행사가 끝났다. 만으로 17개월 만에 치른 행사였는데, 마지막 행사 때는 부러 아무 일도 안 했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24개월 만이다. 이번에는 힘이 부쳤다. 행사라는 게 언제나 문제 해결의 연속이라, 뭘 배우거나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항상 긴장된 상태로 계속 상황을 체크해야 한다. 이번에는 주관 부서 소속도 아니고 또 테크PT도 보고 싶었다. 내가 잘 알아야 경쟁사의 평범하고 훌륭한 담당자들을 이겨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대응을 해보기에는, 이번에는 모든 부분에서 문제가 터졌다. 며칠째 잠도 잘 못 잔 나는 몽롱한 상태로 흐느적거리며 돌아다녔다. 공기는 무겁고 갑갑했다.

 돌이켜봤다. 만족스러운 행사가 있었는지? 치즈맥스봉? 행사는 언제나 후회를 남기곤 했다. 그건 내 경험과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 평가가 지나치게 박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냥 내가 겸손을 떠는 중일 수도 있고 이유는 아직 알 수 없다. 크레타인가? i20였나? 잘 모르겠다. 스스로 자부심을 품고 있었던 16" 모터쇼를 마쳤을 때는 서러웠다. 그것은 내가 회사를 떠난 이유 중에 하나였다. 다들 내 행사가 아닌 것 같다. 새삼스럽게. 사실 내 행사가 아니다. PM이면 그게 내 성과인가? 이 세상 하늘 아래 내 행사는 생일잔치밖에 없다. 혼자 떠나는 여행도 내 행사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건 남들이 알아줄 필요도 없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도 없다.

 잠에서 덜 깬 나는 꿈결을 스치며 과거를 쫓다가 문득 정신을 차렸다. 꿈 얘기나 할 때가 아니다. 억울하면 잘 하면 된다. 그리고 잘 하는 데는 왕도가 없지만, 오늘 정신을 놓으면 잘 못 하는 주제에 게으르기까지. 최악이다. 오늘 아침, 나는 분하다. 분하고 치가 떨려서 어디론가 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