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마지막 날 daily

 차 막히는게 싫어서 일곱 시에 집을 나섰다. 오늘은 월 마감 해야 하는 날이다. 미뤄도 되긴 한데 꼭 끝내버리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주 벌어진 일, 수습을 시작하고 주말간 머릿속에 담아뒀던 것들도 전부 제 자리에 놓아 두었다. 야근할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하다 보니 금방 일이 끝났다. 회의가 없었던 덕이다. 오늘은 식료품 배송도 오고, 주말간 택배함에 갇혀 있던 로퍼도 회수하는 날이다.

 귀가해서 굉장한 규모의 택배를 전부 들여 놓은 후, 하나씩 뜯는데, 배송이 잘못 됐다. 그냥 신을까 하다가, 개미도 아니고 이제 검정색 신발은 그만 좀 모으고 싶어서 내일 꼭, 교환 신청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리를 어느 정도 해 두고 나서는, 밍기적거리면서 운동하러 다녀왔다. 주말에 안 뛰었더니 여기저기 근육이 근질거린다. 요 몇 주 간은 저녁을 안 먹는다. 아침도 안 먹고 가끔은 점심도 안 먹는다. 뭘 먹는 생각을 하면 짜증이 난다. 안 먹는건 아닌데 그냥 먹을 때면 짜증난다. 집에 돌아와서는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 정리하고, 계란을 냉장고에 넣고, 바나나 한 개와, 주말에 먹다 남은 와인 한 컵을 마셨다. 누군가 아르헨티나산 쇼비뇽 그랑 마르 와인을 먹을 기회를 갖게 된다면, 마시지 말고 그냥 바지락 술찜 같은 걸 하길 추천한다. 반품 신청을 하려 했는데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는다. 내일 하지 뭐. 하루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