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렁이는 인간 daily

 최근 업무상 합을 맞추고 있는 A 씨는, 특이 사항 없는 인간 A였다. 여느 때처럼 사적인 관계는 지양하는 방향으로, 그의 휴대전화 번호에 업무상 알게 된 여느 사람들처럼 #을 붙여 놓았다.

 오전에 일이 너무 하기 싫고 늘어져, 차선으로 선택한 B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여러 사실은, 그런 A 씨를 '인간 A'에서 '특이 사항을 가진 인간 A 씨'로 바꾸어 놓았다. 차분하게 상황을 정리하려 했다. 그리고 혹시나 그가 상처를 받거나 꼭 내가 그런 것처럼 신경이 쓰여 밤잠을 설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돼서 나름 이것저것 준비하긴 했는데, 후폭풍은 오히려 나에게 왔다. 그를 생각하는 내 마음이 울렁거려서 현기증이 난다.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에 들른 편의점에서, 오후에 어디서 사진으로 본 김밥을, 매대에서 하나 집어 계산했다. 돌아와서 멍때리고 있다 보니 시간이 금세 두 시간이 흘러갔고, 가방 안에 넣어 둔 김밥은 그대로, 이미 늦은 시각이라 먹기를 단념했다. 그럼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휴대폰 액정 필름을 새로 붙였다. 테이블에 앉아,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하게.

 썩 우울했던 이유, 그것은 아마 내가, 을씨년했던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건넨 C에 사실은 그를 욕보이는 내 마음이 들어 있었던 건 아닐까 하고... 아니 솔직히 그건 모욕할 목적이었기에 그럼에도 좋은 사람이고 싶은 한심한 태도가, 외면하고 싶은 사실에 마음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달 초에 스스로 한 약속을 저버렸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쨌든 오늘은 특별한 일이 있었던 하루, 나는 일단 최선을 다했다. 오늘은 일찍 잠들어 머릿속을 게워내야겠다.

 부질없다. 이런 일은 나에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