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컵 daily

 컵 사고 싶다.

 얼음 두세 개와 탄산수 약간, 위스키 샷을 섞었을 때, 담긴 모양이 예쁜 컵. 그리고 거기에 입술이 닿았을 때, 한 모금에 마실 수도 있는 그런 크기를 가진 컵. 장식은 없었으면 좋겠고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으면 좋겠다.

 그런 컵은 찾아 보면 어딘가 있기야 하겠지만, 나는 아직 내 머릿속 이상형을 찾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거기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었는지 혹은 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 컵이라는 것이 속으로는 썩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물건인지 그것은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르겠다. 사실 지난 몇 달간 마음속에 쭉 품고 있던, 내 이상형을 향한 구애의 감정이 진짜라고 믿는 나 자신과는 달리 최소한 그것을 알아보는 활동조차 하지 않았던 나는 그렇다면 앞으로 금세 찾아올, 꽃이 피는 4월이 되어 여러 가지 일들이 지금보다는 좀 더 질서를 갖추게 되면, 그렇다면 내 행동이 결국,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바쁜 매일을 보내는 와중에 잠깐씩 생각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