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각또각 daily


 내가 어렸을 때, 나는 지하철이며 백화점 등지에서 흔히 들리는 어른스러운 구두 소리를 동경했다. 여가가 매우 길었던 중학생 시절에는 부러 지하철까지 내려가 복도를 울리는 그 소리를 들은 기억도 남아 있다.

 또각또각

 고등학생,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 밑창이 단단한 신발을 신을 때면, 나는, 내 발걸음에도 그런 효과음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숫제 발을 구르듯 걸어본 기억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군화를 신고 휴가를 나왔을 때는 그런 비슷한 소리가 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에 그것도 또각또각 대신 쿵쾅거리는 둔탁한 소리.

 이제 어른이 된 나는, 어제부터 새 구두를 꺼내 신고 다니고 있다. 새 구두는 언제나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에 항상 편하게 신을 수 있는 구두를 선호했는데, 당분간 그게 어려워 부득이하게 새 구두를 꺼냈다. 낡은 구두는, 지난번에 굽갈이를 하면서 끈도 새것으로 바꿔 꽤 깔끔하게 변했는데, 최근 내피가 많이 낡아 한 번 수선이 필요하게 됐다. 2주 전 명동에 나갔을 때 문의해 보니, 토요일 영업시간에 방문하면 바로 수선할 수 있다고 해서, 다른 지점도 그러려니 하고, 지난 주말 종로로 나갔는데, 수선에 열흘 정도가 소요된다고 해서, 마지막 수단을 쓸밖에 달리 방도가 없었다. 이것이 구입한지 3년 정도 된 새 구두를 꺼내게 된 연유이다. 그런데 막상 신고 보니, 여유를 갖고 고른 물건이어서인지, 모양도 가죽도 정말 마음에 든다. 지금껏 행사할 때나 꺼내 신었기에 아직 새것 같은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 구두는, 오후에 발이 부으면 조금 어색하지만 아주 못 신을 만큼 불편한 물건은 아니어서, 이틀간 출퇴근길이 덕분이 즐거워졌다. 심지어 이 구두는 굉장히 발랄한 소리가 난다. 오늘 아침 출근길, 그 사실을 발견하자 옛 기억이 스쳐 지나가면서, 나는 내 발걸음에 붙은 이 소리에 반해, 일부러 왔다 갔다 조금 더 걸어보았다.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