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틋함의 세계 works


 애틋-하다 (형용사) [발음: 애트타다]
 원형: 애틋

 1. 섭섭하고 안타까워 애가 타는 듯하다.
 2. 정답고 알뜰한 맛이 있다.

 사랑은 애틋하다. 흔한 정의다. 나는 과거, 이 말을 두고 이렇게 생각했다. 애정의 대상에게 마음먹은 만큼 충분한 만족을 줄 수 없음을 깨달았을 때, 혹은 그것이 애초에 불가능함에 관해 생각할 때, 아무리 노력해도 채울 수 없는 그 간격이 바로 사랑의 애틋함이다. 그래서, 사랑으로 가득한 이 세상은 애틋함의 세계다.

 그런데 오늘의 내가 생각하는, 애틋함이란 감정의 뜻은 달라졌다. 겪어온 시간만큼 성장한 덕분이다. 뚜렷한 취미를 가진 내가 새로운 대상을 궁금해할 때, 그 대상을 내 마음에 담았을 때, 내 안에 과거의 순간들이 떠오른다. 어린 과거의 후회를 반면교사로, 나는 때마다 나의 마음에 최선을 다했다. 이제 나는, 후회 없이 과거를 돌이켜볼 때 느끼는 아린 감정을 애틋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면 마음이 흔들린다. 소중한 만큼, 그 감정을 삽시간에 온 세상을 뒤덮는다. 이것이 애틋함의 세계다. 

 불교에서는 인간이 번뇌로부터 고통으로 이어지는 인과를 십이연기十二緣起라 하여, 그중 여덟 번째에 애愛를 꼽는다. 사전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뜻풀이가 되어있었다.

 愛:괴로움을 피하고 항상 즐거움을 추구하는 근본 욕망이다. 갈애라고도 번역하며, 목마른 자가 물을 찾는 것과 같은 심한 욕구를 가리킨다. 인식에 의해 고락 등의 감수가 생기면 괴로움을 주는 사람이나 물체에 대해서는 미워하고 피하려는 강한 욕구를 낳게 되고,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나 물체에 대해서는 이를 구애(求愛)하려는 강한 열망을 낳는다. 이와 같이 강한 욕구와 열망이 애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12연기 [十二緣起]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나 물건에 대해서 구애하려는 강한 열망. 그리고 그것이 愛라고 한다. 그러나 백과사전은 강한 욕구와 열망이 곧 사랑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그 전후에 관해서는 아무 말 하지 않는다. 사랑한다는 감정은 타자를 향한 욕망을, 대상을 거울삼아 반사되는 내 감정의 호오好惡를 함의한다. 떨리는 것은 언제나 나의 마음요, 마음의 떨림은 언제나 욕심이라. 뻔하다 여겼던 이야기를 나는, 최근 깊게 반성하고 있다.

 사랑의 끝을 생각하면, 이따금 수면 위로 올라와 말문을 막는 감정이 뒤따른다. 사랑은 끝나지 않으며, 그저 내 애정의 대상과의 관계가 끝나는 것이다. 머릿속은 뚜렷하나 마음은 그렇지 않다. 경험해보지 않은 역경을 마주할 때, 나는 언제나 용기를 내 보겠다며 마음을 붙잡았다. 그러나 그 본말이 맑은 역경에 관해서는 나약하기만 하다.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