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de la mode

 이것은 사실을 적극적으로 왜곡하여 엮은 듯한, 기묘한 책이었다. <사라진 실패>에서 찾은 저자의 매력은, 힘 있는 방점에 있었다. 하나의 지점을 중심으로 그 주변을 밝히는 능력이 좋았다. 그의 책은 야경이었다. 먼 풍경 사이의 간극을 필요한 만큼만 밝히는 꾸밈새가 있었다. 그러나 <플레이>에는 그런 장점 대신 넥슨의 흥망이, 곳곳에 의문점을 남긴 채 선형적으로 이어져 있었다. 대체로 넥슨과 그 역사에 관한 태도 또한 긍정 일색이었다.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으며 각 이해당사자의 사정이 어떠했는지, 거기까지 궁금한 것은 아니다. 어떤 소재는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무엇을 덜어내느냐가 중요한 법이다. 하지만, 이 책에 적힌 내용대로라면, 넥슨은 이익집단으로서의 업무 능력도 뛰어날뿐더러 시대를 이해하고, 이익을 창출하는 데 있어 뚜렷한 철학과 확고한 신념까지 갖춘 회사여야 한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사건을 통해 드러난 넥슨의 민낯은, 그리고 넥슨이 지금까지 소비자를 대하는 방식과 일련의 결정들은, 그렇게 훌륭하지 않았다. 미담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홍보의 영역이다. 만약 이 책이 넥슨의 홍보 서적이었다면 그것은 또 나름대로 개성 있는 시도이자 성과였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출간 목적은 저자가 밝히고 있는바, 홍보 서적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내가 이 책을 묵혀 두고 이제야 읽은, 그 타이밍이 나빴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