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GO daily


 토요일 오전에 하우스카즈/사슴공원에서 포켓몬을 하는데 중간에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해서 점심으로 파스타를 사먹고 돌아가 집안일을 했다. 묘하게 분하고 억울해서 다음 날 이른 아침 사슴공원보다 더 큰 로디가든에 갔다. 델리에서 아주 가끔씩 볼 수 있는 파랑 하늘 아래 말쑥한 공원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공원에는 알록달록하게 꾸민 쓰레기통이 여기저기 많았는데 그게 전부 포케스탑이었다. 정말 이른 아침이었는데 벌써 누가 모듈도 몇 군데 써 놓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쳐다보며 이리저리 걷고 있었다. 몹시 신이 나서 바로 향을 쓰고 아이템을 주워담기 시작했는데 어제 가방을 7백 개까지 확장해 뒀음에도 이 기세라면 금방 꽉 찰것 같았다. 하지만 세상 일은 하나같이 마음대로만 되는게 아닌 것이, 로디 가든에는 포케스탑이 많지만 대신 몬스터가 없었다. 입구에서 포니타를 하나 잡은 이후 향이 전부 소진될 때까지, 한 마리도 안 나왔다. 몹시 실망하여 검증된 하우스카즈에 가고 싶었지만 배터리가 없어서, 회사에 들러 충전을 어느 정도 한 다음 다시 사냥터로 향했다. 그곳에서 무슨 포켓몬 이벤트를 한다고 모인 수백 명의 사람이 미친듯이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나도 그 사이에 껴서 호숫가를 돌았다. 무슨 탑돌이도 아니고 몇 시간을 계속 돌다 보니 몸도 마음도 지치고 자괴감까지 들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집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9시, 회사에서 배터리 충전하는 시간을 빼도 열 시간 정도, 정말 열심히 게임을 했다. 몸에서 썩은내가 나고 너무 더워서 그런지 종일 먹은 것도 별로 없는데 입맛이 없었다. 하루 종일 2만 3천 걸음을 걸었다. 기괴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