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카메라 판매하기 look back in anger


 나는 2011년 복학 후 대외활동을 시작하며 구매한, 캐논 400D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 자주 사용할 일은 없었지만, 여행할 때나 박물관에 갈 때, 특히 인도에서는 행사 사진 촬영용으로 사용해 왔다. 없으면 불편하지만, 그렇다고 자주 사용하는 것도 아닌 계륵 같은 존재인 이 카메라를, 나는 팔아버리기로 했다. 이것은 다른 짐만으로도 충분히 부담스러운 요즘 다시 한국으로 옮길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며, 동시에 한국에서 10만 원 정도 하는 중고가가, 여기서는 약 20만 원 정도 한다는 점을 발견한 이후에 내린 결정이다. 비록 그 20만 원은 판매자의 호가일 뿐이지만 어쨌거나 15만 원 정도만 받아도 나에게는 꽤 만족스런 거래가 될 터였다.

 목요일 밤 잠들기 직전 중고 거래 사이트인 olx.in에 물건을 올리고 나자,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음에도 쪽지며 문자가 쇄도했다. 폭발적인 반응이 빠른 거래의 전조인 것 같아 내심 흡족해하며 잠들 수 있었다. 다음 날 쪽지함을 열었을 때, 얼토당토않은 가격 조정 요청을 제외하더라도, 나는 몇 명의 구매 희망자를 추려낼 수 있었고, 그중 두 명을 골라 토요일 약속을 잡았다. 한 명은 열한 시에 회사에서 만나기로 했고, 다른 한 명은, 거래가 불발될 경우 오전 중으로 연락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오늘 오전에도 또 한 명이 전화해, 본인이 반드시 구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리고 약속 시각이 한 시간쯤 지났지만, 첫 번째 구매자는 연락이 끊겼고, 두 번째 구매자는 벌써 다른 카메라를 샀다. 세 번째 구매자 역시 연락이 두절되었다.

 콜택시를 부를 때가 생각났다. 6시에 차가 필요해서 4시쯤 예약을 해 놓으면, 6시 20분쯤 차가 없다는 연락이 온다. 다시 다른 회사 차를 부르면, 예약 확정 이후 30분쯤 있다가 차가 없다는 연락이 온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시간은 8시, 9시가 되고 나는 차라리 릭샤에 지하철을 타고 고생을 하는 편이 나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약속이나 퇴근은 물론 미뤄진다. 이렇게 한 번은, 7시쯤 업무를 마치고도 11시에 퇴근하게 되는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 이후 나는 내 방법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인도에 살면서 다짐했던 것 중 하나가, 나는 내 상식을 지키며 살되 인도의 상식을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하자는 것이었다. 이것은 나로서는 무척 손해 보는 조건인데, 요컨대 내 상식에 어긋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그것이 이곳의 상식이거니 이해해 보는 마음가짐을 먹자는 것이다. 이것은, 이따금 매우 무례하게도 자신의 상식을 강요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것을 지양하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며 동시에 그런 '넓은 마음가짐' 스탠스를 취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비상식이 도처에 산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택시 사례로 대표되는 다양한 사건 사고를 겪으면서, 나는 조금씩, '내 상식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며 억울해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아주 예전에 경험했던 그 무뢰배들에게도 모두 치사한 사정이 있었을지 모른다.

 결국, 나는 콜택시가 필요한 경우, 내가 아는 모든 회사의 차를 모두 부른다. 그리고 제일 먼저 도착하는 차를 이용하고 나머지 차는 취소하는, 내 상식으로는 매우 이기적인, 그럼에도 이곳에서 통용되는 생활상식을 배우게 되었다. 카메라를 팔기 위해서는 이 택시 이용 방법을 응용해야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