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KONG 紀行


 인도로 돌아가는 길에 홍콩에 들렀다. 홍콩 섬에 밤늦게 도착하여 하룻밤 보내고, 다음 날 저녁 다시 비행기를 타는 일정이다. 늦은 밤이긴 하지만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으니 별 문제 없으리라 생각했고, 그것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착각이었다. 문제가 생겼다. 공항에서 환전하고 교통편을 알아보는 도중 지하철이 끊겼고, 버스도 막차가 몇 개 남지 않았다. 눈치껏 잡아탄 버스는 새벽 두 시, 나를 셩완 페리 터미널에 내려줬다. 후덥지근한 밤 공기에 짐을 끌고 호텔을 찾아가려는데, 란콰이퐁 쪽으로 오르막을 타려니까 생각보다 길이 멀었다. 버스 정류장에 비치된 지도를 길잡이 삼아, IFC를 등대 삼아 헤매기를 삼십 분, 호텔을 발견한 것은 순전히 행운이었다. 토요일 밤, 거리는 나들이하는 취객으로 가득했다. 씻고 짐 정리를 좀 하고, 로비에서 지도를 하나 챙겨 다음날 일정을 짜다 보니 벌써 새벽 네 시였다.

 다음 날 아침 아홉 시, 호텔 방은 습기로 가득했다. 얼른 밖으로 나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에릭카제르에서 빵을 좀 사고, 타이청 베이커리에서 에그타르트를 하나 먹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짐을 새로 꾸려 홍콩 역에서 수하물을 부치고 코즈웨이 베이로 이동해야 했다. 길에는 주말을 맞아 진을 친 가정부들로 가득했다. 햇살이 좋은, 맑은 날이었다.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사서 가방에 쑤셔 넣고 체크인을 마쳤다. 사전에 준비한, 유일한 일정인 IFC 'Big Fernand'에서의 점심은, 도중에 퍽 찾기가 어려운데다 간밤의 강행군으로 지쳐 있었던 탓에, 그냥 포기하고 톤키치나 갈까, 하는 와중에 우연히 가게를 찾게 됨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다. 버거와 프라이, 에이드는 정말 맛있었다. 자극적이지 않고, 재료의 맛이 잘 살아있는 음식은, 그것이 인도에서는 무척 찾기 어려운 까닭에 참 인상적이었다.

 늦은 오후 마지막으로 들른 코즈웨이 베이는, 지하철역 인근의 번잡함과는 다른, 여유가 느껴지는 한적한 상업지구였다. 목적은 메종 키츠네 매장에 들러 뭐 좋은 게 없나 보는 것이었고, 시간이 남으면 주변 다른 가게도 좀 둘러볼 수 있을 터였다. 이날을 위해 미리 예산도 설정해 뒀다. 매장은 어렵지 않게 찾았는데, 미리 온 사람이 상당히 오래 피팅을 하고 있어서, 덩달아 나도 이것저것 상품을 둘러볼 수 있었다. 회색 풀오버, 하늘색 옥스퍼드, 남색 티셔츠와 에코백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세일 기간도 아니고 언제든 살 수 있는 기본 아이템들인데다가 피팅도 그저 그런지라, 구매는 단념하게 되었다. 대신 직원들과 잠깐이지만 잡담하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정말이지, 오랜만의 여유로운 주말이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공항으로 돌아갔다. 시간이 많이 남은 탓에 지루해하다가, 식욕은 별로 없었지만, 인도로 다시 들어가기 전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 크게 고무되어, 정두에서 볶음쌀국수에 딤섬까지 시키는 만행을 저질렀고, 결국 반 이상 남기는 것으로 하루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