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점, 끓는다는 점 dearest

 살면서 점점 체감하는 것 하나가, 내 성격이 참 급하다는 점이다. 회사에서 있는 짜증은 다 내고 있다. 요 최근에는, 아침저녁 출퇴근 하면서 부서원들과 인사할 때만은 생글생글 웃고 있지만, 그것도 잠시다. 그것뿐이다. 오전 회의만 해도, 예전에는 얌전히 있다가 공유가 필요한 정보라고 생각하면 조곤조곤 말을 하곤 했다. 지금은, 심드렁하게 서서 듣고 있다가 지적을 시작한다. 왜 아직 안됐어? 넌 뭘 하고 있어? 어떻게 할 생각이야? 간단하게 말해서, 나는 시비를 걸고 있다. 얘기를 듣고 있자니 부아가 치밀고 너무 답답해서 그렇다고 말하면 그것은 참 적절한 대답이면서도 동시에 무척이나 부적절하다. 그럼 나는 왜 이렇게 부적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가. 시비를 가리지 않으면 안 되는 병에 걸렸단 말인가.

 그것은 무엇보다도 성격 탓이라고 아주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지만 요즘 되려 그런 성격 탓에 이런저런 생각을 깊게 한다. 예컨대 비등점이 낮은 나는 금방 달아올라 만사를 보채곤 한다. 급하게 사는 탓이다. 머릿속 많은 것들이 빠르게 떠올랐다가 금세 사라진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금방 끓어오른다는 말이다. 흔히 말하길, 사람의 일은 세상 만물과 닮아 그렇게 빨리 끓으면 빨리 식어버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빠르게 내가 가진 소중한 것들, 예컨대 행복의 순간이나 즐거운 기억을 빠르게 소비해야만 하고, 그것이 식어버릴 가능성까지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조금 더 천천히, 짧은 순간들을 곁에 돌 수는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