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점 타무라 look back in anger

 내가 아는 한, 델리에는 두 개의 타무라 지점이 있다. 예전에는 더 많았는데, 사업이 썩 시원찮은지, 하나씩 없어지더니, 결국 한 개의 지점만이 남아 명맥을 유지했다. 그런데 어느 날, 회사 근처에 하나 더, 지점이 생겼다.
델리 인근 지역의 다른 일식점들과 마찬가지로, 타무라의 음식은 형편 없다. 그 원인은 고질적인 식자재 수급 및 관리 때문만이 아니다. 음식을 한 번이라도 먹어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한 번도 일식을 맛본 일 없는 주방장이, 레시피만 보고 만들었거나, 혹은 상상만으로 흉내낸 음식. 이런 추상적인 비난을 지양하더라도, 타무라는 언제나, 아주 일관되게, 불만족스러운 식경험을 제공했다. 그것은, 일보에서는 일반적인, 과분할 정도로 친절한 직원들이 주는 인상에 더해져, 굉장히 기괴하고도 불편한 느낌을 준다. 가격은 가격대로 무척 비싼 것이, 조금 과장하면 우동 한 그릇에 2만 원쯤 한다. 요약하면, 타무라는 형편 없는 음식을 비싼 가격에 제공하고 있는, 불쾌함으로 가득찬 괴식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두 번도 아니고, 틈만 나면 타무라에서 가츠동을 시켜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데는 조금 독특한 이유가 있다. 맛이 없어 불만족스럽지만, 꾸준히 그곳을 찾게 되는 이유는, 바로 그 가게의 쌀밥에 있다. 밥으로 말할것 같으면, 쌀튀밥을 쪄낸것 같은 식감이다. 그래서 한 입 떠먹으면, 씹는 대로 쌀의 단 맛이 입 안에 퍼지고, 그 식감은 기름에 찌든 돈까스 혹은 치킨까스, 멋대로 뭉쳐 있는 부추와 더불어 매우 오묘한 조화를 만들어 낸다. 과연 그 조리법이 궁금한 부분이다. 각각의 재료는,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한 나머지, 회의실에서 볼 수 있는 회사 동료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인도인을 닮은 인도 가츠동. 그렇다면, 그래서 계속 맛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따금 가츠동을 시키는 나는, 왜 그런 걸까?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회사 주변에는 타무라 외에 먹을 만한 식당이 드물다. 핵공격을 받은듯한 피자헛, 트라우마가 있는 서브웨이, 이따금 식중독 환자를 배출하는 델리벨리. 이 정도가 가능한 옵션인 와중에 타무라는 그나마 조용하고, 최소한 식중독이 걸릴 일은 없을 것같이, 음식이며 분위기가 정갈하다. 식당의 선택 기준이 맛이나 멋이 아닌, 식중독에 관한 공포라니. 그것만으로 무척 슬픈 일이다. 그렇다면, 역시 다른 인도의 음식점들처럼, 몇 페이지씩 하는 부담스러운 품목의 향연 중 꼭 가츠동을 고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몇 번의 도전 끝에 나는 개중에서 그나마 가츠동이 가장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는 것은, 역시 다른 인도의 음식점들처럼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승률도 일관되게 낮다. 무엇보다 쪄낸 쌀튀밥 같은 식감을 주는 가츠동은, 먹다 보면 무슨 탄수화물 중독에 걸린 사람처럼, 먹을수록 서서히 현기증이 나고, 배를 두드리며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면, 언제나 일관되게 폐급인 도로 사정으로 인해 덜컹거리는 승차감 탓에 토할것 같은 기분에 취하게 되는데, 이게 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이것이 내가 그 가게를 증오하고, 심지어 그 증오의 골이 너무나도 깊은 나머지 친절한 가게 사람들마저 거의 혐오함에도 불구하고, 가끔 타무라에서 가츠동을 사먹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