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 daily

 취업이 결정되면, 불안정을 청산하면 세상이 완전히 새롭게 보일것 같았다. 그런 간증의 글을 많이 봤고 또 매번 그 순간의 기분이 무척 궁금했었다. 취업하고 먹는 첫 끼니, 직장 생활을 위해 처음 구입하는 물건, 취업준비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정신으로 읽는 첫 번째 책과 같은,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처음부터 이 길이 아니면 안된다고 마음먹은 것도 아니다. 소위 말하는 열정을 갖고 시작한 일이 아니었다. 단순히 자존심 하나 때문에 끝까지 가 보겠다고 결정한 것이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인생의 큰 방향을 결정할 만큼 중대한 결심은 이성적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이루어진다.
 세상이 온통 녹색빛으로 보인다. 나는 오늘 평소처럼 집에 돌아갈것 같다. KBI에서 퇴사하던 날처럼 조각 케익을 하나 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쨌든 오늘 아침까지 편두통의 원인이 되었던 포스코 입사 원서를 마무리할것 같다. 전형에 참가하지 못한다. 설령 붙더라도 안 가도 된다. 그래도 오늘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관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일 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구직이라는 관성을 갖게 되었고, 자소서라는 이름의 타성에 젖어있었던것 같다. 돌이켜보면, 정말 재미없는 유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