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est

 돌연 급한 마음이 생겼다. 두 시간 전 한강 공원에서 달릴 때만 해도 이런 조급함, 상상도 못했다. 발단은 '녹스의 10계, 반 다인의 20칙'을 스크랩해 두자는 생각이었다. 나는 요즘 '계절에 맞춘 독서'라는 발상에 깊게 빠져 있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는 관용구로부터 전개한 생각인데, 음식은 제철 재료로 요리한 것이 가장 맛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대략 어떤 개념인지 누구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추리 소설 관련 개념을 스크랩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여름에는 가벼운 읽을거리, 추리소설이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그러나 추리 소설은 알음알음하여 몇 개의 입문작을 접했을 뿐 그 방대한 세계를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오는 8월 초에 새로 주문할 도서 목록을 꾸리다가 두 권의 책을 선정했다. 그 중 한 권이 추리소설. 그런데 언제 주문할 것인지, 읽는데 얼만큼 시간이 필요한지, 여름휴가 기간 동안 어떻게 움직일지 고민하다가 충격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의외로 남은 시간이 별로 없고, 고로 여유 부릴 새가 전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일정표에 듬성듬성 기록되어 시각적으로는 전혀 위기없는 평화로운 모양새지만 따져 보면 아주 빡빡하기 짝이 없는 일정표다. 지난 삼 주간의 나태함을 반성할 여유도 없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몇 가지 곁가지를 쳐내고 애초에 세웠던 계획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나는 정말 멀지 않은 과거에 똑같은 위기감을 느끼고, 제대로 처신하지 못한 까닭에 우울한 나날을 보내야만 했는데, 그것이 바로 예의 나태함의 근본 원인이자 최악의 미래 악순환의 첫머리가 될 사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