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紀行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지난 2월 12일 부산으로 견학을 다녀왔다. 2006년으로 유통기한이 마감된 필름 두 개를 챙겨 갔는데, 두 번째 필름은 촬영을 마치고 감는 도중, 카메라 안에서 바스러졌다. 그래서 대연동, 광안리, 보수동, 남포동 일대를 돌며 찍은 사진을 모조리 날렸다. 2년 전에 경주 보문단지로 여행갔을 때 사용했던 필름과, 함께 현상하니 각각 4장, 6장밖에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었다. 간혹 유통기한을 넘긴 필름을 찾는 사람이 있어 이례적으로 웃돈을 얹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던데, 판매 글을 보면 기껏해야 2~3년 지난 필름으로, 7년 지난 필름에 관한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그리고 그 까닭을 이번에 몸소 체험함으로써 아주 잘 알게 되었다. 집에 남은 여남은 개의 필름은 버려야 할것 같다. 그날 나는 대연동과 샌텀시티를 들렀고 광안리를 산책했으며 보수동 한 헌책방에서 <화두, 기록, 화석> 초판을 찾았다. 그리고 남포동에서 늦은 저녁을 먹은 다음 너무 피곤한 나머지 바로 기차표를 끊어 집으로 돌아갔다. 이것이 하루동안 있었던 일정의 전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