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배 이야기 de la mode

 정의신 각본, 연출의<푸른배 이야기>를 봤다.

 정의신이라는 이름이 붙은 작품에는 조금 특별한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그의 작품이 명성에 비해 너무 재미가 없기 때문인데, 나는 가끔씩 이 사람의 극작가, 연출가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의심할 만큼 열이면 열 실망의 경험을 거듭했던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상성이라는 것이 있어 도저히 타협의 여지가 없는 경우도 있다는데 그럼 이것이 그런 경우인가 싶다. 나는 그렇게 대인배 행세를 하고 싶지만, 더욱이 다짜고짜 인신공격으로 출발하여 한 사람을, 그리고 그의 성취를 피상적으로 폄하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고 싶지만 정의신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너무 고통스러워 인신공격이라도 해서 내가 받은 고난을 되갚아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도무지 견딜 수가 없다. 또한 나는 대체적으로 그의 작품에서 어떤 의미심장한 화두를 발견할 수 없었기에 그렇게 생긴 막간의 여유를 활용해 언제나 '왜 나는 매번 정의신에게 당하면서도 또 매번 신작 소식에 득달같이 와서 보고 앉았는가'하는 자조 자책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 상황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