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scraps

 이때나 저때나 박행薄幸에 우는 내가 십유여 년 전 그해도 저무려는 어느 날 지향도 없이 고향을 등지고 떠나가려 할 때에 과거의 나의 파란 많은 생활에도 적지 않은 인연을 가지고 있는 죽마의 구우舊友 M군이 나를 보내려 먼 곳까지 쫓아나와 갈림을 아끼는 정으로 나의 손을 붙들고, "세상이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것은 아니라네." 하며 처창한 낯빛으로 나에게 말하던 그때의 그 말을 나는 오늘까지도 기억하여 새롭거니와 과연 그 후의 나는 M군의 그 말과 같이 내가 생각던 바 그러한 것과 같은 세상은 어느 한 모도 찾아낼 수는 없이 모두가 돌연적이었고 모두가 우연적이었고 모두가 숙명적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