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CO 物慾の場

FILCO 마제스터치2 크림치즈 텐키레스

단편들 daily

 모종의 이유에 의해 어제,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단편 소설들을 찾았다. 클라우드에 있을줄 알았는데, 작년 초 공간을 비우면서 전부 외장 하드로 옮겼는지,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다. 외장 하드를 꺼내 찾기에는 누운 몸을 일으키기가 귀찮았기 때문에, 보낸 메일함에서 결국 그것들을 찾았다.
 그 파일들은 인도에 가기 전, 필사해둔 것들이다. 꼭 곁에 두던 단편집들에서 발췌한 작품들을, 일반적으로 수기로 필사하는 것과 달리 타이핑해 두었다. 먼 곳으로 옮겨 장기 보관하기 위해서다. 파일을 찾고 나니, 늦은 시각까지 그것들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어제 읽은 작품은 총 네 편으로, 최수철의 <화두, 기록, 화석>, <맹점>, 양귀자의 <비오는 날에는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토니 타키토니>였다. 오랜만에 읽는 작품들이다. 그리고 그 작품들에는 각각, 현재의 나에게, 나름의, 새로운 울림이 있었다.

daily

 꿈을 꿨다. 어제는 술을 마시고, 막차를 타고 집에 돌아와, 이미 한참 전에 품절된 트래킹화를 찾겠다고, 두 시까지 인터넷을 헤맸다. 실패했고, 잠이 들었다. 꿈 속에서 나는 문을 열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거기에 예상 밖의 사람이 있었다. 비밀 번호를 바꾼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는 처음에는, 무척 생생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나는 금세 그것이 꿈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런 장면을 더 보고싶지는 않아, 눈을 떴을 때는, 다섯 시였다.

낡은 구두 daily

 대학 졸업식 참석을 위해 구매한 구두다. 아주 좋은 물건은 아니었지만, 직장 생활을 몇 년간 하면서 새 구두가 여럿 생겼지만, 그래도 언제나 나와 함께 해준 물건이다. 몇 번인가 굽을 갈고, 끈도 교체하고, 낡은 부분을 수리하면서 내 몸에 꼭 맞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몇 번뿐이었다. 구두는 정성을 들여 관리해 줘야 한다는데, 그 방법을 잘 몰랐기 때문이었는지 조금씩 낡아 갔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 구두를 신은 내 모습이, 외모에는 하나도 신경 쓰지 않는, 게으른 본모습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그 구두는 몇 개월을 그대로 신발장 안에 방치되었다. 그걸 오늘 가져다 버렸다. 버렸다고 내가 새사람이 되어 마냥 세련된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하나도 달라진 점이 없지만, 단 하나 달라진 것은 그저, 그 물건이 이제는,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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